2024/12/26

Finding faith in Andong 안동에서 믿음을 찾다

I was recently assigned to the smallest Pauline community in Andong, a city often called the capital of moral culture, known for its 40 Confucian academies that instill a scholarly spirit. I enjoy Andong’s serene surroundings, with its pine tree-lined paths, traditional tile roofs, and rich cultural and historical sites, all adding to the moral spirit that flows along the Nakdong River.

Our Pauline Books & Media Center is located near the History Museum of the Diocese of Andong just around Mokseongdong Cathedral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Our presence in Andong reminds me of the recommendation of Fr. Giacomo Alberione, the founder of the Daughters of St. Paul, who used to say: “Always begin from the manger!”

Fr. Alberione always emphasized beginning from the crib. What does it mean by starting with the manger? According to him, it means to live humbly with a spirit of poverty while totally relying on the Providence of God.

The mystery of salvation began in the humble manger of Bethlehem, symbolizing the frontier. A small, simple, and modest presence can have profound significance, reminding us that even the smallest beginnings can lead to great transformations.

In Korea, there are 3 Catholic Archdioceses (Seoul, Daegu, and Gwangju) and 12 Dioceses (Chuncheon, Daejeon, Incheon, Suwon, Uijeongbu, Wonju, Jeju, Jeonju, Andong, Cheongju, Masan, and Busan), and the Military Ordinariate. Among them, the Diocese of Andong is the smallest and poorest ecclesiastical province.

In comparison to other dioceses, the diocese of Andong has only one male religious congregation, 16 female religious congregations, 97 priests, and 41 parishes (Catholic churches). The scale of these numbers symbolically implies the presence of people who witness the mystery of the incarnation of Jesus in the manger.

These days, I am pondering about some ways to witness the truth in the city deeply influenced by Confucianism. How can I evangelize in the city where a few people come to our center of light and truth?

Before taking any action, I first pause to reflect on my life. The more time I spend looking back on my journey, the more I realize that I have lived according to my own desires. As a religious sister, I often quoted St. Paul’s words, “It is no longer I who live, but Christ lives in me” (Galatians 2:20). Yet, in truth, it has not been Christ living through me, but rather I, myself, who have lived.

I went through a winding journey in the forest of my life. After serving the editorial sector for more than 10 years, I was sent to the mission team to experience outgoing works of evangelization to various parishes. Then, I was sent to Singapore, Rome, and the United States. During my spiritual journey with twists and turns for another 10 years, I was not able to settle in one place.

Finally, I came back to Korea with a desperate heart as the lost daughter of God. Nevertheless, I have never lost hope that comes from the unconditional and merciful love of God. Hope comes from faith, love, and gratitude.

I am now starting anew, beginning from the manger. Though I am currently unfamiliar with the apostolate, I am eager to learn and become acquainted with its various aspects. Embracing something new is both exciting and challenging, as it requires time, energy, and perseverance.

As Jesus is born in the manger, I start with the manger. My life is renewed in the manger. My vocation is a gift from God. Everything is a gift from God.

“Always begin from the manger!”

*https://www.koreatimes.co.kr/www/nation/2024/12/162_389026.html

*The Korea Times / Thoughts of the Times / December 24 (online), 25 (offline), 2024

안동에서 믿음을 찾다 Finding faith in Andong

최근 나는 가장 작은 바오로딸 공동체가 있는 안동에 파견되었다. 안동은 이른바 “정신 문화의 도시”라고 불리며, 선비 정신을 심어주는 40개의 유교 서원이 자리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나무들이 늘어선 오솔길, 전통적인 기와 지붕, 풍부한 문화 역사 유적지로 둘러싸인 안동의 고요한 환경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안동의 주변 환경은 낙동강을 따라 흐르는 도덕 정신을 돈독하게 한다.

바오로딸 서원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주보성인으로 모신 목성동 성당 바로 옆에 자리한 안동교구 역사 박물관 가까이 있다.

안동에 머무는 바오로딸의 현존은 성바오로딸수도회의 창립자이신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님의 권고를 떠올린다. 신부님은 “언제나 구유에서 시작하십시오!" 하고 말씀하시곤 했다.

알베리오네 신부님은 구유에서 시작하라고 늘 힘주어 말씀하셨다. 구유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신부님에 따르면 구유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하느님 섭리에 온전히 의탁하면서 청빈 정신으로 겸허하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구원의 신비는 변방(변두리)을 상징하는 베들레헴의 보잘것없는 구유(마구간)에서 시작되었다. 작고 소박하고 겸손한 존재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는 가장 작은 시작일지라도 크나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떠올린다.

한국에는 3개의 가톨릭 대교구(서울, 대구, 광주)와 12개의 교구(춘천, 대전, 인천, 수원, 의정부, 원주, 제주, 전주, 안동, 청주, 마산, 부산), 그리고 군종교구가 있다. 그 가운데 안동교구는 가장 작고 가난하다.

다른 교구들에 비해 안동교구에는 남자 수도회가 1개, 여자 수도회가 16개 진출해 있고, 97명의 사제들이 사목하며, 성당은 모두 41개다. 이러한 숫자적 규모는 구유에서 탄생하신 예수님 육화의 신비를 증거하는 사람들의 현존을 상징적으로 시사한다.

요즘 나는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에서 진리를 증언하는 방법을 곰곰이 모색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빛과 진리의 센터인 바오로딸 서원에 찾아오는 안동 한복판에서 나는 과연 어떻게 선교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잠시 멈추어 내 삶을 돌아본다. 그동안 내가 걸어온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지면서 나는 나 자신의 열망에 따라 살아왔음을 깨닫는다. 수도자로서 나는 사도 바오로의 고백, 곧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갈라디아 2,20)이라는 말씀을 곧잘 인용했지만 실제로 내 안에서 산 것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나 자신이었음을 본다.

나는 내 삶의 숲속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많이 거쳐왔다. 10년이 넘도록 편집팀에서 지낸 다음 선교팀에 파견되어 여러 본당에 복음을 전했다. 그런 다음 싱가포르와 로마, 미국으로 파견되었다. 또 다른 10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영적 여정을 걸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정착하지 못했다.

마침내 나는 하느님의 잃었던 딸로서 절박한 심정으로 고국에 돌아왔다. 지나온 여정 가운데 나는 무조건적이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사랑에서 솟아나는 희망을 잃은 적이 없다. 희망은 믿음과 사랑, 감사하는 마음에서 흘러나온다.

나는 이제 새롭게 시작한다. 구유에서 출발한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에 익숙하지 않지만 사도직의 여러 측면을 익히며 배운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는 것은 흥미롭지만 도전적이다. 시간과 힘, 끈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구유에서 탄생하셨듯이 나 또한 구유에서 시작한다. 내 삶은 구유에서 새로워진다. 내 성소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모든 것이 하느님 선물이다.

"언제나 구유에서 시작하십시오!"

6 comments:

  1. 수녀님, 묵상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언제나 구유에서 시작하는 것... 참 귀한 말씀이네요. 저도 제 삶 속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 안에서 진정 그리스도로 사는지 늘 성찰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오늘도 주님 안에 힘찬 발걸음, 기쁨에 찬 사도의 걸음 걸으시길 빌면서 기도 안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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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맙습니다. 가장 작고 소박하고 단순하며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경이로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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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새해, 구유에서 출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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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기 예수님의 구유가 King size bed라고...ㅋㅎㅎ ^^; 희망의 해! 하느님으로 늘~ 행복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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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 piece of sunshineJanuary 5, 2025 at 8:20 PM

      평화의 길을 걷는 희망의 순례자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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